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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이 슨 연필 칼로 미술용 연필을 깎았다. 미술용 연필들이 으레 그렇듯이 나는 심을 길게 빼서 깎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굉장히 우아하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 이 책은 아름답다. 까뮈의 문장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헛손질을 했다. 다행히 칼날이 무디어서 손을 다치지는 않았다. 독서중에 음악을 듣는 버릇은 없었는데, 그 편이 훨씬 더 집중에 좋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단순히 방을 함께 쓰는 아이들 때문에 집중이 안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는 서른명이 넘는 아이들의 가운데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었으니까. 나는 한번도 미술용 연필을 날카롭게 깎아본 일이 없다. 그러나 대개 나의 그림은 날카로웠다. 그것은 취향이나 재능의 문제이겠지만, 나는 손이 대체로 둥그런 느낌을 그려내질 못했다. 이제 그림을 그리기에 나는 녹이 슬어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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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까뮈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의 소설 앞에 그것에 대해서 이렇고 저렇다고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쓰려고 했다는 것은 싫다. 단지 나는 두세페이지의 작가의 말을 원했을 뿐이다. 비평가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사르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방인에 대해서 쓴 글은 못 읽겠더라. 억지로 읽으면 읽을 수야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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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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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나는 자기 의견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내가 가진 거의 대부분의 생각과 이야기들은 결국 어디서 보고 들은 것에 불과하다. 아니면 해석하거나 독해한 것일 뿐이고. (비록 독해력이 미약하야 제대로 판단 하지 못했을 수도 있쪄염) 나에게 의견이 없다는 것은 당신과 싸울 의지가 없다는 뜻도 된다. 나는 타인들과 다투고 싶지도 않고 관계하고 싶지도 않다. 필요없다. 결국 나는 천천히 수집한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2.
저를 알고 싶다면 알고 싶은 거고 친해지고 싶으면 친해지는 거지 자꾸 왜 그러세요 :) 간단하게 요약하는 저의 의견이랄 것도 할 수 없는 의견 : 1-1. 저는 군대가 싫습니다. 1-2. 저는 호모포비아 포비아네요. 2. 저는 군에서 동성애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3. 예예, 여자라서 디지게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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